민족사회주의는 어느 날 갑자기 반이성적으로 생겨나지 않았다. 이 사상이 권력을 얻게 한 지지는 사회주의 진영과 사상가로부터 나왔다. 이 사상이 권력을 얻도록 도움 준 건 부르주아가 아니라 강력한 부르주아의 부재이다.
어쩌다 독일에서 민족사회주의가 나타난 건가? 마르크스주의가 나타내는 자유주의적 요소, 국제주의와 민주주의가 사회주의 실현에 걸림돌이 된다는 좌익사회주의자들이 우익사회주의자들과 점점 비슷해지면서부터이다. 반자본주의적, 급진-보수사회주의가 만나 민족사회주의 세력의 물결을 이루며 히틀러식 교리가 탄생한 것. (한마디로 빌드업)
이 챕터에서는 그런 부분에 많은 영향을 준 저술가들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좀바르트
독일에서 민족사회주의가 잉태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준 베르너 좀바르트(Werner Sombart) 교수는 삶 대부분을 마르크스주의를 위해 투쟁하는 데 바쳤다. 그는 영국인의 상업적 견해를 매우 증오하며 보편적 개인의 행복추구를 경멸했다. 그의 주장으로는 국가는 개인들의 집합이 아니고 그 목적이 개인의 이해관계에 봉사하는 것도 아니며, 오직 의무만을 가지는 하나의 민족공동체이다.
개인보다 국가를 우선시한 그는 개인적 삶보다 국가와 민족의 삶이 더 고귀하다고 여겼고, 전쟁이 이런 점을 일깨워준다며 자랑스럽게 여겼다.
플렝게
요한 플렝게(Johann Plenge)는 처음에는 좀바르트보다 온건한 사상으로 시작했는데, 개인이 전체에 대해 완전히, 하지만 자발적으로 복종한다는 주장으로 자유와 조직을 억지로 끼워 맞추려 했다. 하지만 1918년 무렵부터 사회주의와 무자비한 권력정치의 결합이 그의 마음속에 완전히 자리 잡았고, 종국적으로는 히틀러의 신질서(new order)를 정당화할 모든 사상을 예측한다.
렌슈
폴 렌슈(Paul Lensch)는 플렝게의 영향 아래 자신의 사상을 좀 더 발전시켰다. 그는 소위 더 발전된 경제체제를 대변하는 독일을 상대로 협상국이 치르는 전쟁은 마치 하층 부르주아가 자기 계급의 쇠락을 막으려는 시도와 매우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또 자본의 조직화는 1차 대전 전에도 있었고 이후에도 있을 것이며, 영국식 자유주의라는 낡은 관념은 제거하고 국가와 사회를 위한 새로운 관념을 성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 주석: 독일 프롤레타리아 계급과 노동조합이 부르주아에 굴복한 영국 노동자 운동이나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강력하고, 노동자와 그 지도자들은 이런 특혜를 유지하려는 바람에 국가가 치르는 전쟁을 지지하며, 따라서 독일의 승리는 곧 국제사회주의의 승리라고 주장. 계급 타파를 외치는 전통 마르크스주의와는 달리 사회주의에 대한 렌슈의 견해는 국민적 연대, 정부의 존재와 도덕적 의무감을 중시하는 것이었다.
슈펭글러와 브루크
오스발트 슈펭글러(Oswald Spengler)는 독일과 영국의 경제행정체제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면서 1879년 비스마르크의 보호주의 정책 이후 어떻게 의식적 경제활동의 조직화가 보다 사회주의적 성격을 띠는지 설명한다.
그가 주장하는 프로이센주의에서는 기계장치처럼 정확히 돌아가는 체제의 국가에서 개인적인 사람은 용납되지 않고, 모든 사람이 국가공무원이 되며 국가가 모든 임금과 봉급을 정한다.
→ 주석: 저서에서 슈펭글러는 조합주의적이고, 민족주의적이며 군국주의적인 사회주의를 주장했다. 자유방임주의는 적대시하고 있고, 생산수단의 급진적 사회화나 모든 계급 철폐 등을 외치며 사회적 위계질서를 무너뜨리는 마르크스주의 또한 '독일식'에 맞지 않는다며 비난했으며, 더 숭고한 규율과 창의성, 그리고 공동체를 위한 자기희생을 미덕으로 여겼다.
묄러 반 덴 브루크(Moeller van den Bruck)는 자유주의를 적으로 돌리며 이들과의 투쟁은 실질적 사회주의로 가는 길이고 독일인이 행하는 가장 고귀한 최선의 독일 전통으로의 복귀라 주장한다.
→ 주석: 반 덴 브루크는 반서구적, 반제국주의적 철학을 노골적으로 펼치고 민족주의와 사회정의 사이 간극을 메우려 한 인물이다. 그는 자유주의적 바이마르 공화국을 증오하고 베르사유 조약을 강하게 반대하는 젊은 보수주의자에게 큰 영향을 주었고, 그중에는 아돌프 히틀러도 포함되어 있었다.
'독서 > 노예의 길 챕터별 요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예의 길 제13장 - 우리 속에 잠재된 전체주의> 요약/후기 (43) | 2024.05.13 |
---|---|
<노예의 길 제11장 진리의 종말> 요약/후기 (70) | 2024.01.11 |
<노예의 길 제10장 왜 사악한 자들이 최고의 권력을 잡게 되는가?> 요약/후기 (83) | 2024.01.08 |
<노예의 길 제9장 보장과 자유> 요약/후기 (14) | 2023.04.03 |
<노예의 길 제8장 누가, 누구를?> 요약/후기 (1) | 2023.0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