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권력은 부패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 영국 정치가였던 존 에머리치 에드워드 달버그 액튼 경의 유명한 말과 함께 제10장이 서두를 연다.
집단주의의 도덕적 기초란?
사회주의로 향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집단주의는 그 체제에 대한 욕구가 고상한 도덕적 동기에서 나왔기에 고귀한 도덕적 이상을 바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체제이든 반드시 의도된 목적에 봉사할 필요는 전혀 없듯이, 집단주의로 나타날 윤리가 오히려 집단주의를 요구하도록 이끈 도덕적 이상과는 전혀 딴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집단주의의 도덕적 기초와 도덕적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전체주의 독재자는 통상적 도덕가치를 무시하지 않으면 계획이 실패하는 상황을 맞이하려 하지 않는다. 따라서 노골적으로 나쁜 짓을 일삼는 부도덕한 사람이 전체주의로 향하는 사회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게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최악의 사람과 집단이 권력을 잡게 되는 이유
1. 대중이 밀어붙여줄 만한 가장 낮은 수준의 공통된 분모(공감할 이슈라고 해석 가능)를 찾는다. 개인이 똑똑해지면 견해와 취향이 갈라져 특정 가치체계를 지원할 가능성도 줄어든다. 하지만 원시적이고 공통된 본능과 취향이 지배하는 낮은 도덕적 수준과 지적 수준으로 내려와야 대중 최대집단(서민, 하류층 등등)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국민 대부분의 도덕적 수준이 낮다는 게 아닌, 최대집단 구성원은 낮은 수준에서 찾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 굳이 피라미드로 나누자면 가장 인구가 많은 맨 아래 집단이 아닐까?
2. 이렇게 만들어진 가치체계를 귀에 대고 충분히, 크게 자주 틀어주면 대중은 이를 쉽게 수용하고 속아 넘어가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막연하고 불안정한 사상이 흔들리며 열정과 감정으로 금방 일어나는 사람들이 전체주의 정당의 규모를 키워준다.
→ 선동에 쉽게 휘둘리는 사람을 의미한다.
3. 긍정적 강령보다는 부정적 강령을 내세워 '우리'와 '그들' 사이의 대립, 집단 외부인에 대한 공동투쟁으로 신조화하여 대중을 견고하게 묶는다. 그리고 이런 부정적 강령은 정책을 지지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대중의 무조건적 충성을 추구하는 사람이 채택한다. 적에 대한 혐오, 부자에 대한 질시가 이런 예에 속한다.
→ 유대인, 제정 러시아 부농인 쿨라크에 대한 혐오는 역사에도 나와 있다. 그렇다면 현시대 대한민국은?
사회주의가 자기중심적 민족주의 경향을 나타내는 이유
이론상으로야 사회주의가 인본주의적 도덕에 근거를 두어 자본재를 전 세계와 동등하게 분할해야겠지만, 실제로는 실천 불가능하기에 소규모 집단, 즉 민족이라는 집단에서만 가능할 뿐이다. 집단주의는 자유주의의 광범한 인본주의를 수용할 여지가 없으며, 다만 전체주의의 비좁은 배타주의를 담을 수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자본재 분배 혜택을 받을 대상은 누구인가? 개인의 목적과 우월하다고 여겨지는 공동체(=국가)의 목적을 위해 일하는 개인들이 구성원으로 인정되어 그 혜택을 받는다. 집단주의가 더욱 배타적인 경향을 나타내는 이유에는 그 구성원의 영향도 큰데, 개인의 열등감을 해소하려고 자신을 집단과 동일시하려는 욕구 때문이라는 것.
집단주의 구성원이라는 사실로 비구성원에 대한 우월성을 느끼면 욕구가 충족되며, 집단주의 안에서는 과격한 본능을 억제해야겠지만, 비구성원을 상대로는 거리낌 없이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개인이 개성을 그 집단에 함몰시키는 결과로 이끈다.
→ 열등감을 없애려고 개성을 포기하면서까지 집단에 몸 바친다.
이런 현상을 두고 책에서는 미국 신학자 라인홀드 니부어(Niebuhr)의 글을 인용하면서 설명한다.
현대인들 사이에 그들이 자신의 악덕들을 점점 더 큰 집단에 다 떠맡겨 버렸기 때문에 스스로는 윤리적이라고 상상하는 경향이 점증하는 것
영어 원문 버전: There is an increasing tendency among modern men to imagine themselves ethical because they have delegated their vices to larger and larger groups.
누구보다도 강한 권력욕
집단주의가 권력을 처음에는 나쁜 거라고 보았을 수도 있었겠지만, 사회를 하나의 계획에 따라 조직하려는 욕구가 오히려 더 큰 권력에 대한 욕구로 발전한다.
하나의 계획을 달성하려고 개인으로부터 권력을 박탈해 하나의 목적으로 집중하면 권력은 무한정 강화될 뿐이다. 권력이 중앙으로 집중되면 그 권력은 노예제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종속 상태를 초래한다.
이러한 전체주의 사회에서 시민에게 바라는 건 뭘까? 근면성실, 강한 질서 의식과 의무감, 권위에 대한 철저한 복종심, 개인적 희생을 기꺼이 감수하려는 태도 등 소위 전형적인 프러시아인 미덕을 책에서는 말하며, 그와 반대로 친절함, 유머감각, 겸손함, 프라이버시 존중 등 개인적이면서도 사회적 접촉을 부드럽게 하는 미덕은 없어질 것이라 한다.
집단주의와 그 지도자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개인은 도덕적 확신을 가져선 안 되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평소 부도덕하다고 여기는 행위도 기꺼이 저지를 수 있어야 한다.
집단은 목적을 이루고 그렇다면 개인이 얻는 것은?
- 권력 그 자체에 대한 취향
- 다른 이들을 복종시키는 데 따른 즐거움
- 모든 다른 것들이 잘 양보하는 잘 작동하는 막강한 전체주의 기구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에서 얻는 즐거움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집단에 무조건적인 헌신을 통한 동일시화로 욕구를 충족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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