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절반은 아직 오직 않았지만... 인생을 더 많이 산 저자가 논어를 읽고 들려주는 이야기를 이 책으로 접했다.
서른 살 - 이립, 마흔 살 - 불혹 등 자주 들어본 표현. 크게 의미를 짚고 넘어가진 않았는데 책을 읽고 보니 각각의 인생 변곡점마다 자신을 둘러보라는 일종의 자기점검시간처럼 여겨졌다. 팍팍한 세상에 조금이라도 나 자신을 둘러볼 계기를 한 번이라도 가지길 바라며...
제1장 태도: 길은 내 안에 있다
1장의 주요 포인트는 바로 '나'에 있다. 나만의 소신과 원칙을 세운다면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할지 깨닫게 되고, 업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며 나의 그릇의 크기를 깨닫고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
분수에 맞게 살라는 건 현실에 안주하거나, 꿈을 포기하라는 말이 아닌, 꿈을 향해 노력하되 무리하지 말라고 정의한다. 남을 애써 따라 하지 않고 나의 방식과 속도를 유지하라는 것으로 해석한다.
타인의 인정과 시선, 외부에 드러나는 타인의 과시욕(SNS 등)에 집착하면 마음이 불편하고 불행해진다. 이런 점을 멀리하면 남의 시선에나 반응에만 쏟았던 에너지가 점차 나에게 돌아와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닌, 진정으로 내가 좋아서 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
-> 나에 대해 깨닫고 집중하면 삶의 방향이 보일 것이다
나는 열다섯 살에 학문에 뜻을 세웠고, 서른 살에 자립하였으며, 마흔 살에는 미혹되지 않았고, 쉰 살에는 천명을 알게 되었으며, 예순 살에는 듣는 대로 이해가 되었고, 일흔 살에는 마음이 하고 싶은 대로 따라도 법도를 넘지 않았다.
제2장 배움: 파도를 읽으려면 바다를 알아야 한다
여기선 배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배움은 일방통행이 아니다. 스승이 제자한테서도 배울 수 있는 것이고, 악인에게서도 반면교사삼아 배울 점이 있다. 공자가 태어날 때부터 성인군자는 아니었고, 학문을 시작하기 전에 생계를 위해 온갖 잡일을 하면서 다방면의 경험을 한 게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된 이유다.
-> 온 세상이 배움의 터라 할 수 있다고 해석된다
그렇다고 닥치는 대로 지식을 터득하는 게 아니라 배운 것을 나의 것으로 소화하고 그 핵심을 파악해야 비로소 지식과 지혜를 얻는 것이다. 책에서 인용한 데이비드 롭슨(지능의 함정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머리가 좋다고 해서 다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걸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다"라고 한다.
배움의 즐거움을 주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이다. 호기심은 낯선 관심 분야에 도전하게 하고 배움으로써 삶의 활력을 준다. 팍팍하고 무료한 일상에 매몰되지 않고 새롭게 배울 거리를 찾는 것도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
제3장 관계: 우리는 사람을 통해 넓어지고 깊어진다
주로 대인관계를 다루고 있다. 주변에 능력있고 좋은 사람이 있어야 함께 협력하는 과정에서 시너지를 이루며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것을 이루어낸다. 나한테만 잘한다고 좋은 사람은 아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 근묵자흑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내 주위에 있는 사람이 곧 나를 대변하는 셈이다.
어떻게 좋은 사람을 얻는가? 내가 먼저 그런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뻔하면서도 단순한 진리가 외면되고 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친구, 직장 동료, 상사 등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과 엮이게 되어 있다. 그 과정에서 가치관, 즉 코드가 잘 맞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논어에 '무우불여기자'라는 말이 나오는데 직역하면 '나보다 못한 사람과는 교류하지 말라'는 뜻이지만, 교육 수준이나 생활 수준이 떨어지는 사람이 아니라 덕행이 떨어지는 사람을 멀리하라는 것이다. '나쁜' 사람 때문에 에너지 뺏길 필요 없이 억지로 함께 하지 않아도 된다. 각자의 길을 가는 것도 좋은 관계의 해법이다. 손절
어차피 이승에서는 누구나 흙탕물을 피할 수 없다. 다만 진흙탕을 진흙탕으로 인지하고 거기서 벗어나려 노력하는 것과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은 차이가 있다.
제4장 성찰: 멈춰서 돌아보라
자아성찰과 덕을 쌓으라는 내용이 핵심이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은 존재이며, 실수하기에 인간이다. 잘못이 있다면 인정하고 바꾸려는 의지가 중요하지만, 가장 큰 허물은 허물이 있어도 고치지 않는 것이다.
성공에 가까워질수록 겸손해야 한다. 주변의 감언이설이 많으면 많아질수록 성공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잊고 모든 성공은 온전히 나의 실력과 노력으로 이룬 것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공자도 겸손이 중요한 미덕이라고 강조한다. 쉽진 않지만, 지금 가진 것에 감사하고 겸손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물론 가진 것에만 안주할 수는 없겠지만)
모르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다. 모르는 걸 모른다고 인정하는 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진짜 부끄러운 건 모르면서 아는 척,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모른다고 입을 닫으면 호기심은 사라지고 지식도 얕아진다. 그렇다고 아는 체하는 순간 그걸 제대로 배울 기회는 사라진다.
-> 책에서는 2019년 G20 회담 때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한국 기자에게만 질문을 받는다고 했을 때, 아무도 나서지 않고 질문 기회가 한 중국 기자에게 넘어간 사례를 간단히 들려 주었다. 기사를 빨리 보내야 했거나, 아니면 실수했을 때 망신당할 두려움이 커서 주저했을지도 모른다고 추정한다. 그런 사태의 중심에는 질문을 주고받으며 소통하지 않는 교육체계를 지적하고 있다.
이리저리 치이는 요즘 현대사회에서 마음의 여유를 잊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제5장 실천: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살면서 조심해야 할 행동을 설명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다르게 생각하면 처세술일지도.
말의 무거움은 생의 무게다. 사소한 일부터 언행일치하는 게 덕을 쌓는 일이고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선망의 자리에 오를수록 스스로의 언행을 경계할 줄 알아야 한다. 말로 흥하면 말로 망하기 때문이다.
현재를 즐긴다는 건 무엇일까? 욜로, 내돈내산, 플렉스의 의미는 아니다. 많은 사람이 정해진 틀 안에서 살긴 하지만, 이렇게 정해진 궤도, 타인의 가치관에 끌려 다니지 않고 '가슴 뛰게 하는 일'을 즐기려 내 인생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노력을 말한다.
어떻게 즐길 수 있나? 먼저 아는 단계가 필요하고, 그다음 좋아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무언가를 즐기는 경지에 이르렀을때 비로소 진정으로 현재를 즐기게 된다. 지혜로운 자는 즐기는 사람이다.
하루하루의 도전이 모여 삶을 이룬다. 도전은 치밀한 계획과 실행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전략과 계획이 없는 실행은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공자의 제자 자로는 용맹해 실행력은 좋았겠지만, 신중하지는 못했다. 그의 죽음은 예견된 것이라 할 수 있었다.
꿈만 꾸고 계획과 실천의 노력이 따르지 않는다면 무모한 망상에 불과하지만, 치밀하게 준비하면서 꿈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것은 도전이다. 명확한 목표와 계획, 실행이 따른다면 주위의 비난이나 빈정거림은 중요치 않다.
여담으로...
제5장에서는 꿈의 실현에 관해 이야기할 때 일론 머스크의 말을 인용하며 "나는 결코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목표가 실현 불가능하지 않으면 의욕이 떨어진다"라고 소개했는데, 애석하게도 이 문구가 거꾸로 인용되어 있다.
영어 원문은 "I certainly don’t try to set impossible goals. I think impossible goals are demotivating." 라고 "나는 결코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목표가 실현 불가능하면 의욕이 떨어진다"로 해석되는데 이 책에 인용될 때는 반대로 적용되어 있어 살짝 아쉬웠다.
덕분에 문구가 흥미롭고 강력해서 오리지널 인용구를 찾는 즐거움은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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