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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데우스 1부 - 호모 데우스 세계를 정복하다> 요약/후기 - 인간이 최강의 동물이 된 이유는 바로 이것

명상회상공상 2025. 1. 28.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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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의 저서, <호모 데우스> 1부 부제는 '호모 데우스 세계를 정복하다'로, 다른 동물과 다르게 어떻게 인간이 나머지 동물을 지배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한다. 

 

 

호모 데우스


유기체와 알고리즘

감정은 인간에게만 주어진 게 아니라 모든 포유류가 공유하는 성질이고, 생존과 번식에 필수적인 생화학적 알고리즘이다. 알고리즘이 문제를 풀고 결정을 내리는 데 사용하는 일군의 방법론적 단계를 말하듯, 인간도 결정을 내릴 때 감각, 감정, 욕망이라는 정교한 알고리즘을 통해 내린다.
인간과 나머지 포유류 사이 느끼는 감정은 물론 다르다. 소위 연민, 잔인함, 경이로움 등의 개념이 대표적이겠다. 하지만 모든 포유류가 공유하는 감정으로 '유대감'이 있는데 정작 육류/낙농업계 종사자는 가축에게서 이 정서적 유대를 끊으며 사업을 진행한다. 

농부들은 유신론(특히 일신교)을 내세워 생태계에 피해를 끼치는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했다. 이 세계에서는 인간만이 불멸의 영혼이 있고 다른 창조물 위에 군림하는 권한을 얻었으며, 창조의 정점에 서서 나머지 모든 유기체가 주변으로 밀려나게 했다. 그리고 만물과 소통하게 했던 애니미즘과는 달리 유신론에서는 오직 신과 인간이 대화를 하며 신이 인간에게 농작물의 안전, 수확량 등 무언가를 약속하는 대가로 인간은 무언가를, 즉, 공물을 바쳐야 했다. 이 부분이 농업계약의 본질이다. 인간은 여전히 자연의 막강한 힘에 종속되어도 다른 동물이 바라는 바에 얽매일 필요가 없었다.

인간의 우월성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영혼의 존재를 예로 들고 있다. 하지만 죽어도 변하지 않는 이 개인적 본질은 변하고 변해 후손에게 이어지는 유전자의 존재, 과학(특히 진화론)의 도전을 받는다.
또 다른 근거로는 다른 동물에게 없는 의식을 예로 들고 있다. 그런데 의식과 감정이 그저 수백억 개 뉴런이 작용해 발생하는 전기신호라면? 동물도 같은 전기신호를 받고 복잡한 감각과 감정이 있는 셈이다.

 


차이점은 바로 협력

인류가 특별한 지위를 갖는 데 중요했던 자질로 도구 제작과 지능을 예로 들지만, 이것만으로는 2만 년 만에 우주선으로 태양계를 탐사하기 시작한 업적을 설명하기 어렵다. 인류가 지구를 정복하는 데는 영혼이나 의식이 아니라 협력이라는 구체적 능력 덕분에 가능했다.
 

역사에는 대규모 협력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증거가 무수히 많다. 그리고 거의 예외 없이 더 잘 협력한 쪽에 승리가 돌아갔다.


책에서 든 예시로 루마니아 공산정권이 어떻게 몇십 년 동안 정권을 잡았는지 알려주는데, 1) 군대, 노동조합, 스포츠협회 등 온갖 협력 네트워크 통제권을 충성스러운 공산당 기관원에게 맡기고, 2) 정치/경제/사회조직 관계없이 반공산 세력 협력의 기초가 될 만한 모든 경쟁조직 창설을 막고, 3) 소련과 동유럽에 있는 자매 공산당 지원에 의존했다. 하지만 이 협력이 느슨해지고 1989년 광장에 있는 대중들이 좀 더 끈끈한 협력을 보여주어 독재자 차우셰스쿠를 몰아냈지만, 이 권력은 대중에게 가지 않고 또 끈끈한 협력을 펼치는 다른 정치세력 손에 넘어갔다. 

 

인간이 대규모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비결이 친밀한 관계는 아니다. 그럼 무엇이 비결일까? 상상 속 질서에 대한 믿음, 즉, 상상으로만 존재하는데도 중력처럼 실재하고 어길 수 없다고 믿는 일군의 규칙이다. 특정 장소에 있는 사피엔스가 같은 이야기를 믿는 한 그들 모두 같은 규칙을 따르고 대규모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기가 쉬워진다. 이 상상의 실재는 중력 같은 객관적 실재, 개인의 믿음과 느낌에 의존하는 주관적 실재가 아니라 상호주관적 실재라는 제3의 층위로 존재한다. 대표적인 게 화폐가치이고, 1991년 소련 해체 때 펜 놀림 한 번으로 사라질 때도 그랬다(이제부터 소련은 없습니다라고 서명하니 끝).

 

의미의 그물망 형성

사피엔스는 그들 자신만이 상호주관적 의미망을 엮을 수 있었기에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다. 역사에는 이러한 의미의 그물망이 끊임없이 생겼다가 풀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그물망이 생겨난다. 역사를 공부하는 건 이러한 그물망이 어떻게 중요해졌다가 어떻게 무의미해졌는지 관찰하는 일이다. 상상으로 엮은 그물망 속에서 사피엔스는 언어를 사용해 완전히 새로운 상호주관적 실재를 창조하는 능력으로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자신들을 다른 동물에게서 분리하고, 인문학을 생명과학에서 분리한다. 상호주관적 실재를 아주 중요하게 취급하는 인문학은 아직까진 생화학적 알고리즘, 호르몬 원리를 앞세우는 생명과학으로는 해독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언젠가는 이런 인간의 상상을 생화학적인 관점에서 설명할 날이 과연 올까? 1부 마지막 부분에서는 북한과 남한이 많이 다른 이유는 유전자적 차이, 지리/기후 차이도 아니라 매우 다른 '허구'들이 북한을 지배하고 있다고 예시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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