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경험이 자산이다

독서

공산주의, 스탈린주의의 폐해 - 세속주의가 무신론을 이야기했으나 결국 교리를 만들었다 - feat. 유발 하라리

명상회상공상 2026. 9. 8. 08:24
반응형

유발 하라리의 저서『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중, 세속주의(Secularium) 챕터에서는 스탈린과 공산주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세속주의를 다루는 챕터에서 왜 하필 스탈린이 등장하냐고 물으신다면...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흔히 세속주의라고 하면 종교가 없는 상태 정도로 생각한다.

그런데 하라리는 그건 아주 얕은 정의라고 선을 긋는다. 신을 안 믿는다고 다 세속적인 게 아니라는 것이다.

진짜 세속주의는 진리와 자비, 자유를 추구하면서 비과학적인 독단을 배격하는 적극적인 태도라고 봐야 한다는 게 이 챕터의 출발점이다.

세속주의의 진정한 가치는 진리와 자비, 자유를 추구하면서 비과학적인 독단을 배격하는 적극적인 태도



마르크스는 원래 추종자들한테 세계 질서의 진실을 스스로 조사하라고 독려하던 사람이었다고 한다. 믿으라는 게 아니라 파고들라는 것.
그런데 혁명이 벌어지고 전쟁이 이어지면서 마르크스주의는 점점 딱딱해졌고, 스탈린 시대에 와서는 완전히 다른 물건이 돼버렸다고 하라리는 지적한다. 

세상은 너무 복잡하니까 평범한 사람들은 이해하려 들지 말고, 그냥 당의 지혜를 믿고 따르라는 독선이자 교리가 되어버렸다. 질문을 던져 탐구하는 정신 대신 절대적 복종을 요구하는 교조주의로 변모한 것.



'스탈린주의라는, 신은 없지만 극도로 교조적인 종교의 예언자'라고 부른다. 무신론이라는 소극적 세속성과, 독단을 거부하는 적극적 세속성은 완전히 다른 얘기라는 것이다. 스탈린은 앞의 것만 채우고 뒤의 것은 정반대로 갔다는 게 이 챕터의 요지다.

그러면서 스탈린주의는 "혁명은 소풍이 아니다", "오믈렛을 만들려면 달걀을 깨야 한다" 같은 말들로, 굴라크에서 벌어진 수천만 명의 투옥과 처형이 어쩔 수 없는 희생처럼 포장됐다.

교조주의가 위험한 이유가 여기 있다. 질문이 사라지면, 그 자리를 대신 채우는 건 결국 정당화다. 공산주의가 바로 그렇다. 당에 대한 질문은 곧 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져 숙청 대상이 된다.
자기 사상의 그림자를 외면하지 않는 태도, 그게 진짜 세속주의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공산주의는 세속주의와는 거리가 먼, 오히려 하나의 종교처럼 자리 잡고 말았다.

danger of collectivization
집단의 교리에 의문을 품으면 강제노동의 대상이 되었다

 



물론 책에서 하라리는 스탈린주의의 붕괴 과정을 마르크스 사상 자체의 결함보다는 '교조화'라는 현상에 더 방점을 찍은 거라, 다른 구조적 문제라든지 부패에 관한 문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핵심은 질문을 멈추는 순간 어떤 사상이든 저렇게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