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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원서 그림책 추천, Duck, Death and the Tulip / 오리와 죽음이 친구가 된다면

명상회상공상 2026. 5. 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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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I've been close by all your life — just in case.
아, 네 인생 동안 네 곁에 주욱 있었어. 혹시나 해서.



영어 원서 그림책 중에서도 조금 특이한 책 한 권을 만났다. 제목은 『Duck, Death and the Tulip』.

그대로 옮기면 오리(Duck), 죽음(Death), 튤립(Tulip). 

duck death and the tulip


어떤 책인가?

그림 작가 볼프 에를부르흐(Wolf Erlbruch)는 '그림책 부문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국제안데르센상을 2006년에 받은 작가다. 유머와 재치가 가득한 그림은 기본이고, 다소 묵직한 철학적 주제를 놀라울 만큼 뛰어난 상상력으로 풀어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작가의 이름이 낯설면서도 낯익다면? 그가 그림을 맡은 책 중에는 한국에서도 꽤 유명한 작품이 있다. 바로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오리와 죽음이 만난다는 것

이야기는 단순하다. 오리가 죽음과 마주치고, 둘이 말동무가 되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그게 전부다.
그런데 이 단순한 설정 안에 작가는 꽤 많은 것을 숨겨두었다. 죽음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무서운 존재가 아니다. 의외로 추위를 타고, 오리가 자기 몸으로 덮어주면 가만히 누워 있기도 한다. 두려운 존재라기보다는, 오래전부터 곁에 있어왔던 동행자에 가깝다.

오리와 죽음의 만남


작가는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가져와서, 어둡지도 가볍지도 않게 다룬다. 그 균형이 이 책의 진짜 매력이다.


그런데 왜 하필 튤립일까? 책을 읽으면서 가장 궁금했던 건, 죽음이 왜 손에 튤립을 들고 있느냐였다. 정답은 책에서 직접 확인하시는 게 가장 좋겠지만, 튤립이 주는 밝고 따뜻한 이미지가 죽음이라는 존재를 다르게 보이게 만드는 건 분명하다. 무서운 낫 대신 꽃 한 송이를 든 죽음이라니. 그 한 장면만으로도 책 전체의 분위기가 짐작된다.


어른을 위한 동화책

죽음이라는 소재를 다루다 보니, 솔직히 '어른 동화책'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와 함께 읽으려면 부모가 먼저 읽고, 어떻게 풀어줄지 한 번쯤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어른이 혼자 읽기에는 짧은 분량이지만, 책장을 덮은 뒤에 한참 멍해지는 그런 책이다.



짧은 그림책 한 권에 이 정도 무게를 담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영어 원서로 읽어도 문장이 어렵지 않아서, 원서 읽기를 시작하려는 분께도 부담이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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