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 중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속담이 있다. 바로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와 같다고 볼 수 있다. <부모의 어휘력>은 부모가 평소에 아이에게 말하는 습관을 필수 어휘 126개와 함께 살펴보면서 모범 답안을 제시하고 있다.
챕터는 크게 일상 어휘, 감정 어휘, 생각 어휘로 나뉜다. 어떤 어휘를 다루는지는 다음과 같다.
- 일상 어휘: 단어 하나만 바꿔도 아이의 태도와 행동이 변화하는 어휘
- 감정 어휘: 따뜻한 대화를 이끌고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어휘
- 생각 어휘: 아이의 세계를 확장하고 지적이게 하는 어휘
126개 어휘 비교를 전부 소개할 수 없지만, 흥미롭게 읽은 부분을 몇 가지 소개하려 한다.
수고하다 vs. 대견하다 - ‘수고하다’는 어떤 일을 하느라 애쓰고 힘을 들인 상황에 대한 표현인데, 공부, 양치질, 질서 지키기 등 아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에 수고했다는 적절치 않으니 조심해서 써야 한다. 당연한 일이 수고스러운 일로 느껴지게 해서는 안 된다.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일을 애써 할 때 쓰면 좋다. ‘대견하다’는 힘든 상황에서 무언가를 해냈을 때 흐뭇하고 자랑스러운 마음을 표현하는 말로, 아이에게 멋진 격려가 될 수 있다.
너무 vs. 정말 - '너무'는 일정한 정도나 한계를 훨씬 뛰어넘은 상태. '정말'은 거짓이 없는 말이라는 의미를 대체할 때 사용. '너무'는 아이의 생각을 멈추게 하고 '정말'은 자꾸만 더 생각하게 만들어 주고 싶은 어휘. '너무'는 대체로 부정적 표현에 같이 쓴다.
감정적 vs. 감성적 - 감정을 앞세워 편파적으로 무언가를 해결하려 할 때와 느낀 걸 말과 글로 설명하는 수준의 차이. ‘감정적’이라는 말은 아이의 단점이나 실수를 옳은 방향으로 이끌 때, ‘감성적’이라는 말은 아이가 잘한 부분이나 좋았던 지점을 칭찬할 때 활용하면 좋다.
통쾌하다 vs. 후련하다 - '통쾌하다'는 밖을 향하는 말로, 화자가 동작의 주체가 아니다. '후련하다'는 안을 향하는 말로, 무언가를 해결하고 답답한 게 사라질 때 쓰는 말이다. '통쾌하다'를 무분별하게 남발하면 질투나 복수로 흘러갈 수 있으니 잘 잡아주어야 한다. 잘못하면 의인이건 악인이건 남의 불행을 보고 고소해할 수도 있기 때문.
그런데 vs. 하지만 - '그런데'는 앞의 내용을 관련시키며 다른 방향으로 화제를 확장하는 강력한 표현. (그런데 말입니다) '하지만'은 상반되는 사실을 연결함. '하지만'이 나쁜 표현은 아니다. 다른 의견도 받아들이는데 필요한 어휘이다.
- 소리 지른 건 잘못한 거야. 하지만 사과했으니 안아 줄게.
- 그렇게 생각했구나. 그런데 그걸 현실에서 가능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욕심 vs. 욕망 - '욕심'은 무엇이 부족한지 모르는 상태에서 분수에 맞지 않는 걸 탐욕스럽게 갈구하지만, '욕망'은 무언가에 부족함을 느껴 그 부분을 채우고 풍족하게 하려는 마음이다. 특유의 뉘앙스 때문에 부정적으로 들리겠지만, '욕망'은 부족함을 인지하게 해 주기에 건전한 발전 가능성이 있음을 알려준다. 소망이나 꿈을 말하는 아이에게 “그건 지나친 욕망이야”라고 어휘를 잘못 써서 말하면 아이는 자신이 품은 게 나쁘다고 생각해 꿈을 잃고 만다.
중요한 건 아이에게 상처를 줄법한 말은 늘 “너는 대체 왜 OOO하니?”처럼 책임을 아이에게만 돌리고 대화를 단절시키는 말투가 많다는 것이다. 올바른 어휘 사용 예시는 대체로 아이의 상태를 묻고, 제안이나 질문을 던지면서 아이가 말을 꺼내게 유도하고 있다. 이런 화법과 함께 올바른 어휘를 써야 비로소 효과를 본다고 생각한다.
말로 던지는 폭탄은 아이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되니 늘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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