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쇼펜하우어의 어록을 빌려 40대가 되어서 진정한 행복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전달하는 자기계발서이다. 그런데 왜 마흔일까? 그때쯤 되면 사회적 입지와 성취, 인간관계 폭, 가정 형성 등 많은 책임과 함께 고통이 따르는 시기이기 때문.
마흔 이후 행복한 삶을 누리고 싶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 죽음과 사랑을 주제로 다루는 챕터도 있었지만, 이 포스팅에서는 과감히 생략하고 내면을 돌아보는 내용 위주로 글을 남겼다.
현자는 쾌락이 아니라 고통이 없는 상태를 추구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빌리며 최고의 지혜란 고통의 원인을 없애는 게 실질적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길이라는 것. 쾌락은 의외로 기억에 잘 안 남지만, 사소한 고통은 기억에 오래 남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게 건강으로, 사람은 건강할 때는 잘 느껴지지 않다가 아프고 나서야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행복한 인생을 결정짓는 가치에는 고통을 견디는 인내력에 있다. 행복이라고 착각할 만한 열 가지 쾌락을 좇는 대신 한 가지 고통을 피하려고 노력하는 게 행복을 위한 일이다.
The man of practical wisdom pursues the painless life.
무엇보다 건강해야 한다. 쇼펜하우어는 행복의 첫 번째 조건으로 건강을 꼽는다. 건강한 몸은 위에서 말한 고통을 견디는 인내력의 원동력이 된다. 몸이 건강해야 기분도 명랑해지고 같은 상황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느끼는 힘이 된다. 명랑하고 쾌활하면 세상 모든 일이 즐거워지며 고통이 와도 쉽게 좌절하지 않는다.
행복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자신의 개성과 할 수 있는 능력에 맞게 노력함으로써 다다를 수 있는 만족감이 행복이다. 주어진 개성을 최대한 이용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일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그렇지 않은 일은 피해야 한다. 즉, 하고자 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구분해야 한다.
아는 게 많다고 해서 행복할까? 그렇지만은 않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다 보면, 과거의 고통을 떠올리고, 발생하지도 않은 미래의 행복을 상상하며 불행을 초래할 수도 있다. 쇼펜하우어의 말을 빌리면, "공중누각을 쌓아서는 안 된다."
괜한 회상으로 불쾌한 일을 다시 떠올리거나 일어난다는 보장이 없는 허황된 생각을 상상하는 건 불행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다. 중요한 건 현재이다. 오늘을 제대로 살지 못하고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기대 속에 사는 건 어리석다. 하루하루는 어제와 다른 늘 새로운 날이고 오늘은 단 한 번 뿐이라는 사실을 되새기고 의미 있는 오늘을 살 줄 알아야 한다.
물론, 지나치게 오늘만 사는 행위는 경솔하다고 쇼펜하우어는 말한다. 현재와 미래에 대한 관심 사이 균형을 잡을 줄 알아야 한다.
인생의 무게중심을 내면으로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일까? 타인이나 쾌락의 원천에 휘둘리거나 방해받지 않고 혼자 사색할 줄 알며 판단할 줄 아는 삶이다.
-> 내면이 탄탄한 사람을 말한다.
마음이 평온해야 내면이 탄탄하다고 개인적으로 해석하고 싶다. 마흔에는 책임과 고통이 그 어느 때보다 많아진 만큼 평정심을 잃지 않는 훈련을 해야 하는데, 책에서 말하는 네 가지 방법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 불필요한 인간관계 정리하기
- 질투를 경계하기
- 큰 희망을 걸지 않기
- 세상에는 거짓이 많다는 점 알아두기
평정심 역시 고통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고통이 없는 상태를 추구하듯이 나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로부터 멀어질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의 불행과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려서, 복잡한 사회생활 속에서 흔들림 없으려면 정신적 소양을 갖출 줄도 알아야 한다. 책에서는 좋은 음악 듣기, 아름다운 풍경 감상하기, 유명 고전 읽기를 예시로 들고 있다.
-> 좋은 것만 보고 듣고 읽어도 모자란 게 인생이니 의미 있게 시간을 써야 한다처럼 해석된다.
타인의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
남들의 평가가 내 행복의 잣대가 될 순 없다. 남에게 잘 보이려고 의식하는 건 부자연스러운 삶, 가면을 쓴 삶이 된다. 나도 남을 평가할 수 없고 남도 나를 평가할 수 없다. 많은 고뇌와 번민이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데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으니 정작 나의 참된 모습을 돌아보는 기회를 잃고 만다. 이런 불안, 다시 말해 마음의 고통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건강해진다.
실제 자신보다 더 좋게 평가받고 싶은 허영심을 경계해야 한다. 중요한 건 자신의 장점과 가치에 확신을 가지면 생기는 자긍심으로, 타인의 마음에 좋게 자리 잡고 싶은 허영심을 없애야 불혹의 자긍심을 갖게 된다.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말했다. (출처: "삶의 지혜", 쇼펜하우어 저)
허영심이 들면 말을 많이 하고 자긍심이 들면 과묵해진다.
So we find that vain people are talkative, and proud, taciturn.
스스로의 가치를 긍정하는 흔들리지 않는 자긍심은 행복의 조건에서 가장 중요하다.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쇼펜하우어가 말했다는 인용구의 출처도 간단하게 밝혀줬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의심병이 도져서 그런가... 쇼펜하우어가 진짜 저런 말을 했나?라고 미심쩍어서 구글 검색도 해보곤 했는데 도저히 찾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출처를 일일이 다 밝히면 책이 너무 두꺼워질까 봐 생략했나?라는 생각도 문득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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